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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무서리
가을과 무서리
홍순삼 미크로코스모스
서툰 호미질에 걸려 나오는 고구마 줄기
올해는 제법 실팍하니 알차네
무서리 내리는 밤 밭고랑에서 알차게
살을 찌운 고구마처럼
내 마음도 가을 단풍에 살이 찐다네
멋진 시인의 시어처럼 마음의 밭고랑에서
익어가는 마음이 가을 시인이 된다네
아 가을은 노란 은행잎의 팔랑임으로
도시인들의 마음을 가을로 색칠하네
이리저리 뒹굴다 나그네 같은 가을이
발아래 숨져가는 소리가 아프게
칙~ 치익~ 끌리며 가을의 비명을 지르네
나는 아직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가을이 슬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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