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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ㆍ아버지의 눈물, 그 실상과 허상!>
작성일 : 2003.10.20 00:00 조회 : 949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이 2001년에 대기업 남자사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반수(53%)에 이르는 남성들이 남자의 눈물이 “불쌍하고 처량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연령은 20대 39명, 30대 176명, 40대 84명, 50대 1명 등으로 비교적 젊은 편이다.

남자의 눈물이 “추하다”고 생각하는 남성은 매우 적었고(5%), 뜻밖에 “아름답다”고 느끼는 남성들도 29%로 비교적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응답자 가운데 울고 싶을 때 참는다는 비율이 80%(239명)에 이르는 결과와 뚜렷한 대비를 보이며, 남자의 눈물에 대한 남성들의 이중적인 생각을 드러내 보인다. 즉,‘남자의 눈물은 추하지 않다. 다만 처량할 뿐이다.’라는 결론이다.

‘울고 싶을 때에 울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38.5%의 응답자는 ‘남자는 눈물을 흘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31.8%의 응답자는 ‘자주 울지 않아 우는 데 익숙하지 않아서’라고 대답했다. ‘주변의 눈치 때문에’라고 대답한 사람은 13.4%에 불과해 눈물을 감추는 이유에 있어 여성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여줬다. 자주 울지 않아 익숙하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눈물을 절제하는 훈련이 체질화돼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70% 이상의 남성이 ‘눈물은 참아야 하는 무엇’으로 어릴 때부터 교육받아온 것이다. 기타 응답 가운데 나온 ‘약해지지 않고 싶어서’나 ‘지기 싫어서’, ‘울면 억울해서’ 등의 대답도 결국 과도한 남성성에 대한 집착에서 나온 대답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울어도 소용없다’, ‘운다고 해결되는 건 없다’, ‘울기 보다 각성한다’는 대답도 여러 개 나왔다. 이 역시 자연스러운 감성보다 과도하게 이성적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남자들의 ‘이성이나 논리에 대한 강박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자신의 눈물은 절제하고 억압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남성들이 ‘남자의 눈물’에 대해서 추하다기보다는 불쌍하다, 심지어 아름답다는 생각을 갖는 걸 어떻게 봐야 할까.

결국 이는 남성 역시 의식의 밑바닥에는 마음 편하게 울고 싶다는 욕망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극장의 관객이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의 눈물에 감정을 이입시키듯 많은 남성들이 눈물을 흘리는 남성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자기연민을 투사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 결과는 눈물에 대한 남성들의 인식변화를 짚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눈물 흘리는 남자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자에게 눈물은 여전히 자신의 눈물이 아니다. ‘가장 최근 당신이 운 것은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64%의 남성이 1년 이내에 운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5년 이전’이 16%, “언제 울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가 26%를 차지해 남성들의 의도된 ‘안구건조·눈물결핍증’이 심각한 수준임을 알려준다.

그렇다면 ‘문제’를 넘어선 ‘고질병’이라 할 수 있는 (특히) 한국 남성의 「눈물 부족 현상」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그 답은 다음과 같이 의외로 멀리 있거나 거창한 것이 아닌, 남성(아버지) 일상 생활의 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내용들임을 알 수 있다. 즉 이는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여전히 현재에도 아버지들을 옥죄고 있는 (큰 범주의)‘잘못된 남성다움(man complex)’을 버리기 위한 몇 가지 방법(과제)을 제공해 보는 것이다(정혜신 정신과 전문의가 제안하는 것을 포함하여 필자가 보충함).

기본적으로 다음의 방법들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부당한 입장과 문제성의 벽을 무너뜨리려고 할 때, 먼저 ‘잘못된 여성다움’을 부정한 것처럼, 남성도 ‘잘못된 남성다움’을 한번이라도 벗어보려 하지 않으면, ‘눈물’과 같은 남자의 진정한 여유를 가지면서 자신의 내밀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기회를 얻을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전제를 담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부터라도 아버지를 비롯한 남성들이 우선은 ‘나’개개인 그리고 우리 전체가 제대로 바뀌기 위해서, 아래의 몇 가지 과제(원리)를 기꺼이 공유·부과하고자 한다.


1. 폼잡고 강한 모습을 포기한다. 강함을 포기한다. 아프다, 무섭다, 슬프다, 쓸쓸하다 라는 감정이 솟을 때, 이를 솔직히 인정한다. 인정하고 대응을 고려함으로써, 그러한 감정을 억누르면 안 된다.

2. 자신이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하는 것을 그만둔다. ‘가족을 위해서’라든가, ‘회사, 사회 나아가 국가를 위해서’ 라는 등의 美名으로 자신을 희생하면, 그 惡影響이 ‘가족’이나 ‘일·직업 (work)’에 나타난다. 예를 들면, 너무 일하는 것(예: 회사인간/ 社畜)이 감정을 닳아 없어지게 하고 건강도 해치므로(예: 過勞死-- 그것 때문에 노동·일도 할 수 없게 된다), 경제 문제를 남자(남편, 아버지/ 家長) 혼자의 책임으로 하지 않고, 가족 전체의 문제·책임(예: 부인과 成年 이상의 자녀들)로 共有한다.

3.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생각한다. 예를 들어, 영화 관람, 음악 감상, 춤추는 즐거움, 치장하는 즐거움을 생각한다(이 두 가지는 아시아 여성들에게 특별히 배웠다). 여담으로 최근 흰머리가 늘어서 머리의 염색을 했는데, 여성들은 매우 멋지다고 하지만, 남자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한다(어린 남자들은 예외). 내게는 단순한 기분 전환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4. 사람과 대화해야 하는 것을 몸에 익힌다. ‘얕잡아 보이지 않기 위해’, ‘으름장을 놓고 폼을 잡기 위하여’ 필요한 말 이외에는 얘기하지 않는 나쁜 습관이 있어서, 적극적으로 타인(예: 同性의 남성들과도--Manhood 의 발휘)과 얘기하도록 해야 하는데, 나에게는 이것이 가장 어렵다. 최근 겨우 집사람과 대화가 가능하게 되고, 남의 집 아이들과도 얘기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약간 나이가 있는 소녀나 여성을 만나면, 아직도 느슨하고 편안하게 대화하지 못한다. 그리고 나이가 든 남자(예: 선배 혹은 상사)와도 원만하고 좋게 대화하는 것이 능숙하지 못하다.

5.명함 없는 모임을 만들어 보자. 여자들은 그냥 누구누구로 혹은, 누구 엄마로 사람들을 만나는데 익숙한 편이다. 그러나 남자들은 ‘어느 직장의 누구라는 사회적 위치가 없으면, 주눅이 든다. 사회적 지위나 신분의 껍데기를 벗고, 한 인간으로서 만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 보자. 사회의 가치관에 몰입되어,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잃어버린 남자들에게 정체성을 찾아줄 수 있는 좋은 기회(계기)가 될 것이다(예: 일본에서 매년 9월에 개최되는 Men`s Festival 에서는 만나는 사람들끼리, “당신은 뭐 하는 사람입니까 ? --직업/직위/연봉 묻기”, “당신은 남자입니까 아니면 여자입니까 ? --性別 나누기”혹은 “당신은 어디에서 왔습니까 ? --지역/고향 묻기 ” 등의 질문은 하지 않기로 不文律이 적용되고 있다.

6.감정 기능을 개발하라. 이를 위해서 ①자책감 없이 울 수 있어야 한다. 지금껏 억압해온 애정, 거절, 동경, 슬픔, 아픔, 분노, 등을 받아들이고 표현하자. 우는 남자가 못난 남자가 아니다. 울고 싶을 땐, 자책감 없이 울 수 있어야 한다. ②한 달에 한 번쯤은 시나 소설·수필집 등을 읽자. 처세와 성공에 대한 책만 읽지 말고, 소설 수필 시집 등을 한 달에 한 권쯤은 읽어보자. 인생에서 성공과 출세가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고, 마음의 여유가 생길 것이다. ③술 마시지 않고 속마음을 털어놓는 연습을 하자. 남자들이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지 않는 이유는, 자신이 약하게 혹은 비겁하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남자들이 술을 마셔야 대화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술기운을 빌려 자신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술 없이도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하자.
이런 감정을 개발하면, 남자의 내면에 존재하는 긍정적인 여성성, 즉 포용력, 이해력, 창의력 등이 풍부해지고 아울러 자연스럽게 표출될 수 있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더 많은 가능성을 갖게 될 것이다

7.남자의 인생에 게으를 권리를 찾아주어야 한다. 남자가 실직하면 여자가 나설 수도 있고, 남자가 울고 싶을 때는 여자가 안아줄 수도 있다. 또 성공하지 못해도 행복할 수 있다. 이제는 권위적인 가면을 벗고, 스스로 인간적인 고단함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과 노력으로써 나 자신 한사람이 변한다 해도, 획일적인 남녀 구별사회와 남존여비사상 등의 남녀 차별주의가 변하지 않는 한, 여전히 남성 개개인 안의 나쁜 기질과 특성인‘잘못된 남성다움/사나이다움/아버지다움’이 지속되면서 동시에 재발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즉 우리에게 여전히 눈물은 자연스러움을 넘어서 ‘인간적인 향유’의 권리의 것이 아닌, 언제까지나 담을 쌓고 살아가야 하는 남의 것으로만 여겨야 하는 불행함이 지속될 것은 자명하다! 여전히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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