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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찬 오후
작성일 : 2023.11.14 16:38 조회 : 461




바람 찬 오후

 

홍 순 삼

바람 찬 거리 마른입 구르고
잔뜩 어깨를 움 추린 행인들 바쁘게
어디론가 오가는 석양 녘

나도 따라 바쁘게 뛰고 싶은 날

텅 빈 들판에 허 세비만 한가로운 오후

 

햇님이 그려놓은 금빛으로 타는 노을
늙은 시인의 눈망울에 가득 고이면
식은 찻잔에 눈물처럼 맑은 그리움이
떨어져 일렁인다.

 

파란 담배 연기처럼 펼쳐진 높은 하늘 어느덧

검게 물들어 창틀에 어둑하게 쌓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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